저자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지음





출판사 : 메이데이(2008.12)




중립이라는 것이 이렇게 잔인하고도 무식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슬람에 대한 서구 언론의 보도를 믿지 않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정도로 여기는 것만으로도 '난 그래도 중립적인 편이야'라고 생각했던 내가 너무도 무식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 책의 입장이 거의 팔레스타인의 입장에 서있기는 하지만, 그 입장에 서 있는 언론이나 서적을 찾기란 너무도 힘든 현실이다.

이스라엘 건국부터 다루고 있는데, 말하자면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수천 년 전의 성경과 관련한 이야기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시각인 듯 싶다. 그래서 2차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정도의 시기부터 시작한다.

여기에서도 내가 알던 것과 조금 다른 FACT들이 등장했다.
홀로코스트는 유대인학살을 가리키는 고유명사 같은 표현으로 알고 있었고, 대량학살을 때때로 의미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원래는 그냥 대량학살을 의미하는 단어였음에도, 의도적으로 유대인 학살을 의미하도록 한 것이었다.

홀로코스트 - 이스라엘 건국 - 시오니즘(시오니스트들)의 트라이앵글.
얼핏 보면 정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지만, 이 책의 시각에 의하면 홀로코스트는 약간 별개의 문제였던 것이다. 후에 전쟁보상비를 받아내고, 그들이 중동에서의 정복전쟁을 하는 것에 대한 세계 언론을 무마하는데, 정말 좋은 구실이 되었음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테러리즘에 관한 것은 기존의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구나 꺼리고 두려워하는 것이 죽음인데, 자살폭탄테러를 하기까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세뇌를 당한다고 해도, 자신의 목숨을 그렇게 내던지는 것이 쉬울리 없다는 말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가리지 않는다. 원수를 갚는 심정, 악에 받힌 심정에 이르지 않고서야 순순히 세뇌로 그렇게 될 수는 없을테다. 이슬람 교리인 '지하드'에 따른 것이라고 서방의 언론은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이슬람 교리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언급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의 선전일 뿐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인권이나 여성탄압에 대한 것들이었다.
할례나 여러 제도가 이슬람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주장하는대로, 이슬람 권역을 제외한 국가들에서도 남편에 의해 아내가 살해당하거나, 여성이 성폭행당하고 폭행당하는 것은 부지기수다. 서방국가들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주부가 살해당하면 반 이상의 경우 범인이 남편이라든데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이주여성과 결혼한 한국남자들의 상황이야 오죽할까 싶은 생각.

부르카, 차도르 등 얼굴 일부만을 제외하고 전신을 가리게 하는 의복에 대한 부분도 약간 생각과 달랐다. 검은 겉옷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여성억압이나 학대라는 시각이 맞을지 모르나, 그 안에 입는 그들의 화려한 복장(속옷 포함 ;;)들... 그리고 정치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들의 상황. 그럼에도 이슬람이 좀 더 여성에 관해 강압적이라는 인식을 깨기는 힘들었지만, 적어도 무자비하기만 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 생각이 미친 것이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저자로 되어있는데, 이들은 팔레스타인에도 직접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에 가는 방법, 들어가고 나올 때에 주의할 점까지도 후반부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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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팔레스타인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이 너무도 겹쳐보이는 예들...

1. 원주민이 쫓겨나고, 정착촌 개발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정복전쟁. 용산참사만 언급해도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식수 등 생필품 공급을 끊고, 도로건설과 장벽치기로 그들의 터전을 감옥화하는 작전. 정말이지...

2. 이슬람권에서도 여성들의 인권운동이나 관련 활동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권이 부패할수록 여성에 가학적인 법률이나 무자비한 탄압은 심하다는 것이다. 만약 여성이 인권을 주장하고, 법안의 잘못을 가린다면 그들은 친이스라엘주의자나 친미주의자로 곧바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무상급식을 이야기하고, 복지라는 언급만 하더라도 'ㅈㅃ'로 낙인찍히는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흡사하지 않은가. 물론 이후의 과정은 많이 다르지만, 한국사회 역시 정상적이지는 않음에 분명하다.

끝으로 유대인이 1800년대 후반 즈음부터 급속히 일어나게 된 것은 상당히 비정상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유대인 전체라기보다는 시오니스트들이라고 해야하겠지만. 비정상적인 성장.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다면 부를 축적한 방법이야 뻔하다. 남의 부를 교묘히 갈취하는 데에 집중한 경우. 세계대전 당시에 양쪽을 지원하며 양쪽에서 실리를 모두 챙기며 급성장했고, 현재도 석유회사나 군수회사, 금융업 등을 통해 막대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그들이다.

이스라엘의 정복전쟁과 만행이 별다른 제지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은 꼭 그들의 자본력이나 군사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대다수의 사람이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모른다는 것,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이 가장 큰... 원인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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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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